배우자, 직업, 인생관 등 인생은 선택의 연속...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까?
인생(人生)은 선택(選擇)의 연속(連續)이었다.
산다는 것 그 자체도 선택인지도 모른다.
나는 가벼운 선택(選擇)조차 나 스스로 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어떤 옷을 입을지, 또는 뭘 먹을지 등 나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냥 아내의 결정(決定)에 따랐다.
중대(重大)한 선택과 결단(決斷) 앞에서, 나는 주저(躊躇)하고 망설였다.
내가 다시 젊어진다면
‘나는 누구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까’를 진지하게 고민(苦悶)할 것 같다.
먼저 내 주제(변변하지 못한 처지)를 겸손(謙遜)하게 파악(把握)할 것 같다.
◈ 누구와는 배우자(配偶者)의 선택(選擇)이고
◈ 무엇을 하며는 직업(職業)의 선택이고
◈ 어떻게 살까는 인생관(人生觀)의 선택이다.
나는 우선 직업(職業) 선택(選擇)의 기준(基準)이 잘못됐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기준이었다.
어머니는 내가 의사(醫師)가 되기를 원(願)했다.
의사가 되면 돈을 많이 번다고 했다.
의사의 본질인 사명감은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되고 싶은 것이 변했다.
나는 굽신거리지 않고 남을 누르며 살고 싶었다.
세상(世上)에서 갑(甲)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되려면 검사(檢事)나 판사(判事)가 되어야 할 것 같았다.
불쌍한 사람을 돕고 정의(正義)를 실현하겠다는 마음은 권력욕(權力欲)을
포장(包裝)하는 명분(名分)이었는지도 모른다.
장래(將來) 직업(職業)에 대한 나의 판단(判斷) 기준(基準)은 천박(淺薄)했다.
세상이 보는 시선(視線)과 그 겉모습에 무게를 두었다.
판사(判事) 업무를 배우기 위해 법원에서 일년 동안 근무한 적이 있었다.
상자 속에 갇혀 있는 것 같아 숨이 막혔다. 걸을 때도 음식점 방에 앉을 때도 )
어디서나 서열(序列대로 움직여야 하는 사회(社會)였다.
말도 높은 사람이 하면 들어야 했다. 그리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야 했다.
무겁고 답답한 기운에 짓눌리는 것 같았다.
계엄(戒嚴) 시절(時節) 군사법원(軍事法院)의 판사(判事)로 있었다.
군인(軍人)들뿐 아니라 일반인(一般人)들도 무더기로 재판을 받으러 왔다. '
나는 쉽게 결정(決定)을 못하고 머뭇거렸다. 능력(能力) 부족(不足)이었다.
누구와 상의(相議)를 할 수도 없었다.
인질 살해범(殺害犯)에게 사형(死刑)을 선고해야 할 때 나는 질겁을 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지만 나는 싫었다. 앞으로는 절대 판사(判事)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決心)했다.
검사(檢事)일을 몇 달 했었다.
출근하면 수갑(手匣)을 차고 포승줄에 묶인 사람들이 줄줄이 내 앞에 왔다.
붉은 딱지가 붙어서 오는 수사 기록은 삼류소설만도 못한 내용과 문장으로
가득했다. 내가 왜 이런 일을 해야지? 하는 회의(懷疑)가 들었다.
어느날 내 앞의 검찰(檢察) 서기(書記)에게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
어떠한 높은 사람이라도 검사실(檢事室) 문(門)을 들어서는 순간 자기 앞에
고개를 숙이는 그 맛에 한다고 했다.
파견(派遣) 나온 경찰관(警察官)은 신분증을 길거리에서 들이대면 누구나
명령(命令)에 복종(服從)하는 맛에 경찰을 한다고 말했다. 결국은 갑(甲)이
되고 싶은 나의 욕망도 천한 권력욕(權力欲)이었다. 재미가 없었다.
뒤늦게 나는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뭐지? 하고 생각했다.
그러자 일을 즐기는 친구(親舊)들이 부러웠다.
연기(演技)에 미친 친구들이 있고, 영화를 만드는 데 빠진 이들도 있었다.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고, 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그런 것 같았다.
하나가 좋으면 상대적으로 다른 것이 나쁜 게 세상(世上)의 이치(理致)다.
그들 중 상당수는 돈과 인연이 없는 것 같아 보였다.
환자가 끊이지 않는 돈 잘 버는 의사(醫師) 친구는 화장실(化粧室)을 가고
하늘 한번 쳐다볼 시간이 없다고 했다.
물론 힘들게 사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런 말이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고
그들을 화(火)나게 할 수도 있다.
가족(家族)들을 먹여 살리고 아이 학원비를 내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자신의 모든 시간을 팔아야 하는데 무슨 소리냐고 욕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미안한 소리지만 그것도 선택(選擇)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요즈음 나는 바닷가의 작은 도시에 살면서 또 다른 종류(種類)의 삶을 사는
젊은 사람들을 보곤 한다.
바닷가에 작은 음식점을 차리고 부부(夫婦)가 단지 몇 시간만 영업을 한다.
돈을 더 벌 수 있어도 아이들과 함께 놀기 위해서 시간(時間)을 모두 팔지는
않겠다고 한다. 돈보다 삶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고 그들이 금수저 출신은 아닌 것 같다.
서울서 내려온 젊은 부부가 작은 서점과 공방을 하면서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며 사는 것을 봤다. 그들은 삶이 어떤 도식에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선택(選擇)이라고 했다.
너는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이렇게 생각해... 너는 너대로 너의 귓속에 들리는 박자대로 걸어가고
나는 나대로 내 음악을 들으면서 걸어가는 거야. 그런 게 인생이 아닐까?
사람들의 인생관(人生觀)은 매우 다양(多樣)하다.
자기 자신의 잣대로 남을 잴 필요가 없다.
사회의 시선이나 평가에 개의할 것 없다.
거기에 묶이는 것은 남의 입술 위에서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각자의 철학(哲學)대로 사는 것이다.
성공(成功)은 돈을 많이 모은 사람이나 어떠한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에게
붙이는 낱말이 아닌 것 같다.
한 번 뿐인 생애(生涯)를 자기가 원하는 색깔로 채우는 그런 선택(選擇)이
진정한 성공(成功)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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