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약초와 관련한 약초 이야기⑫... '남자한테 참 좋은데' 광고로 유명한 '약초'

전통 약초와 관련한 약초 이야기⑫...

'남자한테 참 좋은데' 광고로 유명한 약초

 

 

(산청=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옛 중국(中國) 전국시대(戰國時代) 조(趙)나라에 한 왕(王)이 있었다.

왕은 평소 목 디스크를 앓고 있었는데 어느날 산(山)에서 내려온 사람이

지병에 효과가 있을 거라며 산유라는 붉은색 작은 열매를 바쳤다.

 

하지만 왕(王)은 약(藥)이랍시고 고작해야 작은 열매를 바친 게 괘씸해

그 사람에게 곤장(棍杖)을 때린 뒤 쫓아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뒤, 여전히 목 디스크가 낫지 않아 고생하고 있었다.

백방으로 방법을 수소문(搜所聞)하였던 어의(御醫)가 어느 날 검고 마른

열매를 끓여와 왕이 복용하게 한 뒤 그 씨를 베개에 넣어 자게 했다.

 

그러자 신기하게 수년간 왕을 괴롭혔던 목 디스크가 씻은 듯 사라졌다.

 

이에 왕(王)이 어의(御醫)에게 무슨 좋은 약(藥)을 썼는지 물었다.

그러자 어의는 "3년 전(前) 산(山)에서 내려온 사람이 공물(貢物)로 바친

산유(山萸) 열매입니다"라고 말하며.

 

"산유(山萸) 열매로 만든 베개를 베고 자면 목의 통증(痛症)도 낫고 눈이

밝아진다는 얘기가 있어 그대로 처방(處方)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왕(王)은 어의(御醫)의 공(功)을 치하(致賀)하며 열매에 어의의 성(性)인

'주'(朱)를 넣어 산유(山萸)라는 이름을 산주유(山朱萸)로 바꾸었다.

 

그 이후 시간이 지나며 산주유는 현재 우리가 쓰는 산수유(山茱萸)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산수유나무는 층층나뭇과에 속하며 낙엽이 지는 키가 큰 나무이다.

가을이면 붉게 익는 긴 타원형의 매우 작은 열매가 열리며 주로 독성이

있는 씨를 제거한 후 말려서 먹거나 산수유 주(酒)를 담가서 먹는다.

 

국내에서는 수년 전 한 건강기능식품 회사의

'남자한테 참 좋은 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란 광고(廣告) 멘트가

유명(有名)해지며 산수유(山茱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적 있다.

 

당시 이 회사의 대표는 허위·과장 광고 논란에 휩싸여 재판까지 갔다가

무죄(無罪) 판결(判決)을 받은 웃지 못할 사연(事緣)도 있었다.

 

이 일화(逸話)는 건강기능식품(健康機能食品)으로 판매(販賣)되는 많은

약재(藥材)의 처지를 반영(反映)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행법상 약이 아닌 이상 구체적 치료 효과를 명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보려 한 게 대박을 터트리며 허위(虛僞)*

과장(過狀) 광고(廣告) 논란(論難)에 시달린 것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산수유의 성질은 약간 따뜻하며 맛은 시고 떫다.

간(肝)과 신장(腎腸)의 기운(氣運)을 돕고 몸 안 정혈이 쉽게 빠져나가지

않도록 잡아 주는 효능(效能)이 있다.

 

이밖에 어지럼증이나 귀울음(이명), 허리가 시리고 아플 때 혹은 오줌을

흘리거나 오즘(소변)이 자주 마려울 때도 쓸 수 있다.

 

현대에는 비타민A를 포함 여러 생리 활성물질이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몸을 지키는 1차 순찰(巡察) 병력인 대식세포(大食細胞)의 기능을

촉진하고 생체 면역기능(免疫機能)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백혈구(白血球) 감소증(減少症)이나 종양(腫瘍) 치료 등에

임상적(臨床的)으로 응용(應用)되고 있다.

 

이밖에 혈당을 낮춰 당뇨병(糖尿病)에 좋으며 피부(皮膚) 손상(損傷)을

방지(防止)해주는 효과(效果)도 확인(確認)되고 있다.

 

'남자에게 참 좋다'는 산수유(山茱萸)가 남성 정력제(精力劑)만이 아닌

실생활(實生活)에서 다양한 분야(分野)에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주로 산기슭이나 인가(人家)의 부근(附近)에서 잘 자라며 중국(中國)과

한반도(韓半島) 전역에(全域)서 자생(自生)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남 구례와 경북 의성·봉화, 경기 이천·양평이 주산지이다.

경남에서는 하동과 산청 일부 농가에서 소규모로 재배(栽培) 중이다.

 

특히, 산수유(山茱萸) 나무가 많은 구례에서는 근현대사에 우리 민족의

애환을 산수유에 빗댄 '산동애가'라는 노래가 전해지고 있다.

 

산청군 관계자는

"경기도 여주나 이천에서는 마을 여자들이 입에 산수유 열매를 넣고

이 사이로 씨를 발라냈다고 한다"며

 

"하루 한 말 정도 씨를 발라냈는데 이렇게 모은 게 약효가 더 좋다고 해

인기(人氣)가 많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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