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 북한의 한의학, 고려의학(2부)...
탈북 한의사가 말하는 유사점과 차이점
Q.
북한의 의과대학 체제는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나요?
한국과 비교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한국에서는 치대, 약대, 간호대, 의대, 한의대 등이 각각 나누어져 있는 데,
북한(北韓)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청진의과대학이라고 한다면, 그 안에 모든 의료 관련 학과들이
모여 있습니다. 구강학부, 약학부, 간호학부, 의학부, 동의학부 등이 전부
하나의 대학 안에 있습니다.
◈ 구강학부(口腔學部)는 치과(齒科)에 해당하고,
◈ 약학부(藥學部)는 약사(藥師)를 양성(養成)하며,
◈ 의학부(醫學部)는 의사(醫師)를 양성하며,
◈ 동의학부(東醫學部)는 한의사(韓醫師)를 교육합니다.
이렇게 한 의과대학 안에 다양한 의료 분야가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Q.
북한에서 한약학과 학생으로서의 경험이
현재 한의사로서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A.
북한(北韓)의 대학(大學)에서는 '농촌 동원'이라는 활동이 있습니다.
다른 학과 학생들은 농촌(農村)에 나가 강냉이(옥수수) 심기나 모내기 같은
일을 하지만, 의대생(醫大生)들은 ‘약초(藥草) 동원(動員)’을 나갑니다.
산에 가서 창출이나 삽주 같은 약재를 20kg 씩 채집하는 과제를 수행하죠.
이런 과정을 통해 약재(藥材)에 대한 실질적인 지식을 쌓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삽주(Atractylodes japonica)나 세신(細辛)이 어디서 잘 자라는지
직접 알고, 그것을 직접 먹어보고 효과(效果)도 체험(體驗)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경험이 한의사로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반면, 한국의 한의대생들은 대부분 마른 약재(藥材)를 보고 배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러한 경험을 쌓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Q.
한국과 북한 환자군의 차이점이 있을까요?
A.
아무래도 환자(患者)들의 질환(疾患)에는 차이(差異)가 있습니다.
북한(北韓)에서는 영양(營養) 부족(不足)으로 인(因)한 문제로, 식체(食滯),
설사병(泄瀉病) 같은 소화기(消化器) 관련 질환이 주로 발생합니다.
병(病)의 종류(種類)가 비교적 단순하죠.
대부분 체(滯),하거나 설사병에 걸리고, 피부병(皮膚病)도 매우 흔합니다.
반면에 한국(韓國)에서는 어깨 통증, 허리 통증 등 같은 근골격계(筋骨格系)
질환과 소화기(消化器) 관련 질환을 주로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치료(治療) 방식(方式)에서도 차이(差異)가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약재를 구하기 힘들어서 단방(單方) 위주로 많이 사용합니다.
이에 반해 한국(韓國)에서는 다양(多樣)한 약재(藥材)들을 활용할 수 있어
복합(複合) 처방(處方)이 가능한데 이러한 차이는 약재의 접근성(接近性)과
치료(治療) 환경(環境)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Q.
한국에 비해 북한에서 양·한방 협진이 잘 이뤄진다고 들었습니다.
한약과 양약을 함께 사용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한약이 좋고 양약이 좋다는 식으로 따지는 것은 아주 잘못된 접근입니다.
마치 농사꾼이 퇴비(堆肥)와 비료(肥料)를 함께 사용하는 것처럼 두 가지를
조화(調和)롭게 사용(使用)하는 것이 중요(重要)합니다.
식물(植物)의 입장에서 보면 퇴비도 먹고 싶고 비료도 먹고 싶어하잖아요.
사람으로 비유하면 퇴비가 한약(韓藥)이고 비료가 양약(洋藥)입니다.
퇴비와 비료를 함께 주어야 식물이 튼튼해 지듯이, 사람도 한약과 양약을
적절히 함께 사용하면 건강(健康)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료(肥料)만 사용하는 사람은 퇴비(堆肥)를 쓰면 안 된다고 하고,
퇴비만 사용하는 사람은 비료를 쓰면 안 된다고 하죠. 실제로 식물(植物)의
입장에서는 퇴비도 먹고 싶고, 질소비료도 먹고 싶어합니다.
환자(患者)들도 마찬가지로 한약도 복용하고 양약도 복용하면 좋은 거죠.
환자가 한약과 양약을 같이 복용(服用)하는 것이 불편(不便)하다고 하거나
어느 쪽이 더 좋냐고 물으면, 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마치 전통적(傳統的)인 한옥(韓屋)에 살면서 현대적(現代的)인 전기(電氣),
에어컨(air conditioner), 난방(暖房)이 들어가니까 살기 좋지 않냐고요.
그래서 전통적인 한약과 함께 양약도 같이 복용해야 한다고 이야기 해주면
이해(理解)를 잘 합니다. 옛날식으로만 하자고 하면 불편하니까요.
Q.
한의학은 ‘믿음의 의학’으로 한의사에 대한 믿음이 클수록
환자들이 마음 놓고 치료받을 수 있으며, 치료 효과 또한 크다고 하셨습니다.
한의사로서 환자와의 라포 형성을 위해 어떤 노하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가장 중요(重要)한 건 환자(患者)와 충분한 대화(對話)를 나누는 것입니다.
환자분이 오시면 먼저 충분히 대화를 해서 경계를 풀어줘야 합니다.
경계(警戒)하는 상태(狀態)에서는 침(鍼)을 놓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환자가 아프다고 한다면 내가 침을 잘못 놓았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오해(誤解)가 없도록 환자와 대화(對話)를 많이 나눕니다.
예를 들어, 상담할 때 환자분 이름이 '김명예'라고 하면 “이름이 참 좋네요,
아주 명예(名譽)스럽네요”라고 말하면 환자가 웃게 됩니다.
또한 생김새가 텔레비전 배우(俳優= Talent) 같다거나, 혹시 친척(親戚)이
아닐까 하는 식으로 농담(弄談)을 건네면서 분위기를 풀어줍니다.
이런 식으로 친근감(親近感)을 형성(形成)하면, 침(鍼)을 놓을 때 경계심이
없어서 치료(治療) 효과(效果)가 더 좋아집니다.
한의원을 처음 방문(訪問)한 환자의 경우는 이런 노력이 특히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침(鍼)을 맞고 나서 더 아프다고 느끼거나, 치료가 잘못됐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방문하는 환자와의 대화가 중요합니다.
한의신문과
하재운/김성은님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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