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학과 철학으로 본
하늘과 땅의 변화와 생로병사
동양의학(東洋醫學)의 오랜 숙제(宿題) 중에서 하나는, 인체(人體)가 환경(環境)과
어떤 영향(影響)을 주고 받는가 하는 점이었다.
질병(疾病)은 몸(= 身體) 자체(自體)의 결함(缺陷)이 발생(發生)한 것이기도 하지만,
몸이 놓인 환경(環境)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다.
빡빡한 직장(職場) 생활(生活)의 스트레스(Stress)가 현대인들의 가장 큰 질병이 된
오늘날의 세태(世態)를 보면 이런 관심(關心)은 당연(當然)한 것이다.
◈ 한의사(韓醫師)이면서 한의학자(韓醫學者)로 활동하는 정다래 원장과
◈ 시인(詩人)이면서 단학(丹學)과 기공가(氣功家)로 활동하는 정진명이 쓴
'우주(宇宙) 변화(變化)와 한의학'은 어려운 의학 철학을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동양의학은 중국(中國) 당나라 때 '운기학(運氣學)'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후 몸과 의학(醫學)을 논하는 모든 곳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하지만 우주(宇宙)의 변화를 탐구(探究)하는 일은 몸의 차원을 넘어서는 일이어서
의학(醫學)에 역 (易) 철학을 불러들이게 되었으며, 결국 의학의 철학화는 난해함을
초래해 전문가(專門家)들조차 공부하기 버겁게 됐다.
이는 당연히 일반 대중(大衆)이 의학(醫學)으로부터 더욱 배제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 책은 과연 이것이 옳은 일인가 하는 질문에서 문제를 풀어간다.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원리(原理)와 이치(理致)를 충분(充分)하게 설명(說明)한 뒤,
의학(醫學)은 음양오행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결론(結論)에 다다른다.
동양의학에는 일상의 사소한 질서가 깨지면 병이 나타나고 점차 악화된다고 본다.
치료(治療)하는 방법(方法)도 이런 생각에 숨어있다.
아무리 큰 병도 일상의 사소한 질서를 회복(回復)시키는 일에서 치료를 시작한다.
생활 속의 질서 (秩序)와 버릇이 병 (病)을 불러들이고, 그렇게 나타난 병을 고치는
방법도 일생 생활(日常生活0에서 시작(始作)해야 한다는 뜻이다.
부분이 고장 나면 그것과 관련이 있는 또 다른 부분이 불균형(不均衡)을 이루면서
전체(全體)에 영향(影響)을 준다는 것도 저자(著者)의 주장(主張)이다.
자신의 텅 빈 내면(內面)을 들여다보면 거기에 완벽한 우주가 있고 그 우주를 통해
대 우주의 윤곽을 파악하는 실마리를 얻게 된다는 것도 참신한 발상이다.
저자(著者)는 또 지구(地球)와 해, 달의 운행(運行) 원리 (原理)를 예(例)로 들어가며
음양오행(陰陽五行) 속에 서린 과학(科學) 철학(哲學)의 비밀을 풀이한다.
예컨대 23. 5도(度) 기우러진 지구가 해와 달의 인력(人力) 속에서 어떤 움직임과
변화를 나타내는지를 알아보고, 그것을 치료에 활용하는 것이 운기학(運氣學)의
핵심(核心)임을 설명한다.
병(病)은 사람 안(內)에서 생기는 것보다는 밖에서 들어오는 것이 훨씬 더 많다.
환경(環境)이 병을 만든다. 그러다 보니 사람이 처한 환경의 질서를 아는 것이 병에 '
덜' 걸리는 일이 된다.
어쩌면 단순한 원리지만 한발 더 들어가면 동양의학(東洋醫學)의 바탕에 깔린
철학은 깨닫기도 힘들 뿐더러 그것을 쉽게 설명(說明)한다는 일은 더욱 더 어렵다.
이 책은 그런 어려운 점을 한꺼번에 넘어서는 문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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