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사도 한국에서 건강검진 받는다?
한국의료 질과 가격 측면에서 비교 우위
한국(韓國)의 건강검진(健康檢診)은 단연 전 세계 최고(最高)의 수준이다.
한국은 서울 등의 대도시(大都市)에 사는 사람이라면 집에서 10여분 남짓
거리에서 건강검진(健康檢診)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대형 건강검진
전문기관이나 대학병원 검진센터도 접근성이 나쁘지 않다.
최근(最近)에는 해외(海外)에서 건강검진(健康檢診)을 받으러 정기적으로
한국(韓國)을 찾는 한인(韓人)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10여년이 지나기는 했지만, 기자가 연수 시절에 만났던 미국 유명 병원의
한 한인 의사(醫師)는 정기적(定期的)으로 건강검진(健康檢診)을 받기위해
한국의 대학병원(大學病院) 검진센터를 찾는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건강검진(健康檢診)은 의료의 질(質)과 가격(價格) 측면에서
미국(美國)보다 비교(比較) 우위(優位)에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건강검진(健康檢診) 패러다임(paradigm)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지적(指摘)한다.
'건강(健康)한 백세(百歲)'를 지향(志向)하는 초고령(超高齡) 사회(社會)를
목전(目前)에 둔 상황에서, 이제는
◈ 저마다 서로 다른 생활 습관,
◈ 유전적 특성,
◈ 주변 환경 등을 기반으로 질병(疾病)의 예측(預測)과 예방을 중시하는
'개인 맞춤형 검진(檢診)'을 나아갈 방향(方向)으로 제시한다.
건강검진이 지금처럼 단순히 몸의 상태(狀態)를 파악하고, 질병을 발견해
치료(治療)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초고령(超高齡) 사회(社會), 건강검진 빅 데이터 구축(構築)과 활용 방안'
심포지엄(symposium)에서는 이 같은 주문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건강검진 데이터의 디지털화'와 '빅데이터 구축'을
패러다임(paradigm) 전환(轉換)을 위한 선결(先決) 과제로 제시했다.
최은경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과 교수는
"건강검진 (健康檢診) 빅 데이터가 쌓이면 의사(醫師)와 상담하는 과정이
자동화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特定) 질병의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선별(選別), 예측해 질병 전(前) 단계 (段階)의 징후(徵候)를 찾아내는 등
의학적, 환경적, 산업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건강검진은 건강이 위험(危險)한 상태에 있지만 인지(認知)하지 못하는
사람을 발견(發見)해 관리하는 등으로 목표와 범위가 확대됐다"며
"지속 가능한 건강검진(健康檢診) 의 방향은 교육, 상담을 통한 생활양식
개선(改善)과 치료(治療)의 연계뿐만 아니라 디지털 헬스케어를 기반으로
단골 의료기관에서 평생(平生)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의 건강검진 결과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서
'머릿속 시한폭탄(時限爆彈)'으로 불리는 뇌동맥류 위험 환자를 예측하는
형태의 건강검진 서비스가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뇌동맥류(腦動脈瘤)'는 뇌혈관(腦血管) 벽 일부가 약(弱)해지면서 미세한
균열(龜裂)이 생기고 작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혈관 질환이다.
부풀어 오른 풍선(風船)이 얇아지듯 혈관(血管) 벽이 얇아지면서 빠르게
흐르는 피의 압력 (壓力)을 이기지 못하고 터지면 심각한 뇌 손상(損傷)은
물론 사망(死亡)에까지 이르게 된다.
사망률(死亡率)이 30%를 넘기 때문에 뇌혈관(腦血管)이 터지기 전(前)에
진단(診斷)하고 치료(治療) 여부(與否)를 결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보통 뇌동맥류는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뇌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뇌혈관(腦血管) 영상(映像) 검사(檢査)로 진단(診斷)한다.
그렇지만, 새로 개발(開發)된 AI 검진을 이용하면 이런 고가의 검사 전에
기본(基本) 건강검진(健康檢診) 결과값만으로도 자신의 뇌동맥류 위험도를
알 수 있다. 뇌동맥류(腦動脈瘤) 환자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AI 학습(學習)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김택균 탈로스(TALOS) 대표(전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腦) 영상(映像) 검사 없이 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健康檢診) 기록과
이와 연계된 의료 이용 기록을 통합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뇌동맥류 발병
양상을 살피고, 발병 위험도를 예측하기 위해 AI 학습을 시행했다"며
"이 결과 AI 모델은 뇌(腦) 영상 없이도 뇌동맥류(腦動脈瘤) 발병위험도가
높은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는 충분한 성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디지털화와 빅데이터화를 통해서 건강검진 패러다임(paradigm)이
바뀌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대표적으로 건강보험공단 (健康保險公團)과 의료기관이 각기 보유 중인
건강검진 빅데이터가 상호 교류(交流)되지 않는다는 점이 꼽힌다.
예컨대, 수검자의 유형이 조금씩 다른 A 검진센터와 B 검진센터가 가진
대규모의 건강검진 데이터가 '국가 검진 데이터'와 함께 분석에 활용된다면
특정 질병 정보에 대한 정확도를 높이는 등 시너지 효과가 커질 수 있지만,
아직 이런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건강검진(健康檢診) 데이터(data) 자체가 환자(患者)의 자산인지,
검진기관(檢診機關)의 자산(資産)인지를 둘러싼 해묵은 논란(論難)도 이런
문제를 푸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강재헌 교수는
"서로 다른 검진 기관들의 데이터가 합쳐졌을 때 맞춤형 건강검진을 향한
빅데이터(big data)의 가치(價値)는 더욱 커질 수 있다"면서
"각 기관이 가진 건강검진 데이터의 표준화 작업을 통해서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정책(政策)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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