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약초와 관련한 재미있는 약초 이야기⑤...
명의 화타도 감탄한 '꽃의 재상' 작약
(산청=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중국(中國) 후한(後漢) 시대(時代) 전설적 명의(名醫)로 이름 높았던
화타(華陀)는 젊은 시절부터 실험 정신이 왕성해 갖가지 약초 (藥草)들
집 주변에 심어 놓고 일일이 그 효능(效能)을 연구(硏究)했다.
하루는 작약(芍藥)의 약효(藥效)를 잘 알아봐 달라는 부탁이 들어와서
마당 한 편에 이를 심어 놓고 꽃과 잎사귀를 맛보았다.
밍밍하기 그지없는 맛에 어디 약으로 쓸까'라고 생각하며 별생각 없이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밤만 되면 집 밖에서 여인 (女人)이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흠칫 놀라서 창밖을 내다보면 달빛 아래 머리에 붉은 꽃을 꽂은 여인이
있는 것이었다.괴이(怪異)하다 싶어 밖으로 나가면 아무도 없이 여인이
서 있던 자리에 작약(芍藥)만 있을 뿐인 일이 반복(反復)됐다.
화타는 이 기(奇)현상을 쉽사리 납득할 수 없어 고개만 갸웃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화타 부인(婦人)이 아침을 준비하다 손에 상처가 났다.
화타(華陀)는 집안에 있는 온갖 약초(藥草)를 가져다가 상처 (傷處)에
붙여봤지만, 도무지 피가 멎질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구슬프게 울던 여인(女人)의 생각이 떠올라 마당에 있는
작약(芍藥) 뿌리를 캐 부인(婦人)의 상처(傷處)에 싸매어 붙였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피(血)가 멈추고 통증(痛症) 또한 사라졌다.
화타(華陀)는 부인에게 "당신이 손가락을 다치지 않았으면 이렇게 좋은
약초가 그냥 묻힐 뻔했소. 덕택에 큰 깨달음을 얻었소이다"라고 말했다.
작약은 물레나물목 여러해살이풀로 뿌리를 약재로 쓰는 약용작물이다.
그리고 한자(漢字) '작'(芍)은 얼굴이나 몸가짐이 아름다운 모양을 뜻해
작약(芍藥)의 이름을 풀어쓰면, '아름다운 약초(藥草)'가 되며 꽃이
함지박처럼 크고 예뻐 '함박꽃'이라고도 불린다.
화타(華陀)의 사례(事例)에서 작약(芍藥)은 칼에 베인 상처(傷處)에
지혈(止血) 작용(作用)을 하는 사례로 이용(利用)되지만, 실제 작약의
쓰임새는 매우 폭넓다.
작약은 뿌리를 삶아 말리냐, 그대로 말리냐에 따라 백작약(白芍藥)과
적작약(赤芍藥)으로 나뉘는데 백작약은 기능(機能)을 보강(補强)하는
효능(效能)이 있다.
반면에 적작약(赤芍藥)은 소염(消炎)과 해열(解熱)은 물론 근골격과
혈관(血管) 어혈(瘀血)로 인한 통증(痛症), 혈류(血流) 순환(循環)에
도움이 돼 생리통 및 산후 복통을 개선, 부인병에 많이 처방한다.
수확(收穫)은 3∼4년 차 가을 또는 봄에 하며 4년근이 수량(收量)과
약효(藥效) 성분(成分)이 높다.화타도 나중에 작약을 자세하게 연구해
혈액순환 촉진(促進) 및 진통(鎭痛 등 여러 효능을 밝혀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① 당귀,
② 천궁,
③ 황기,
④ 지황과 더불어
⑤ 작약은
5대 기본(基本) 한방(韓方) 약재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널리 쓰인다.
작약(芍藥)은' 함박꽃'이라는 우리말의 다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꽃이
넉넉하게 크고 탐스러워 서양(西洋)에서 약용(藥用)이 아닌 관상용으로
널리 식재(植栽)됐다.
크고 화려한 꽃으로 인(因)해 모란과 작약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에서는 모란(牡丹)을 '꽃의 왕'이라 부르며 꽃 중에 제일로 꼽았고,
작약(芍藥)은 '꽃의 재상(宰相)'이라 해 모란 다음으로 여겼다.
2020년 기준으로 경북(慶北) 의성과 전북(全北) 장수 등 전국(全國)
167㏊ 면적(面積)에서 1천848t가량을 생산(生産)했다.
경남(慶南) 산청에서는 과거에는 생초면 지역에 7만 2천㎡ 면적으로
작약재배단지를 조성, '생초함박꽃축제'를 개최한 적 있다.
현재는 산청읍에 위치(位置)한 약초재배체험단지(藥草栽培體驗團地)
1만4천500㎡ 면적(面積)에서 작약(芍藥)을 기르고 있다.
산청군 관계자는
"작약은 쌍화탕, 작약감초탕, 생화탕 등 재료로 빠짐없이 들어갈 만큼
한방(韓方)에서 필수적(必須的)인 약재(藥材)"라며
"이밖에도 화장품 (化粧品) 원료(原料)로 사용되는 등 쓰임새가 많아
산청에서도 꾸준히 재배(栽培)하고 있는 작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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