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약초와 관련한 재미있는 약초 이야기④...
'제2의 인삼이며 우주비행사 식품' 오가피
(산청=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한 줌 오가피를 얻는 게 금은보화 한 마차(馬車)를 얻는 것보다 낫다.'
중국 명(明)나라 본초학 권위자인 이시진은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오가피(五加皮)의 값어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오가피는 오갈피나무의 뿌리껍질로 우리나라 '동의보감(東醫寶鑑)'에
'허리나 척추 (脊椎)가 아프거나, 다리가 쑤시고 저린 것, 관절 (關節)이
아프고 절룩거리는 것을 고쳐 세 살이 되도록 걷지 못하는 어린아이도
바로 걷게 한다'고 기술될 정도로 효능이 뛰어난 약초다.
오갈피(五加皮)나무 속명(屬名)은 아칸소파낙스(Acanthopanax)로
'모든 병(病)을 고치는 가시 많은 약초(藥草)'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처럼 오가피(五加皮)는 동서양(東西洋) 가릴 것 없이 예로부터
◈ 신경쇠약,
◈ 건망증,
◈ 고혈압,
◈ 산후 자양강장제,
◈ 피로해소제 등으로 폭넓게 사용됐다.
오가피(五加皮)는 인삼(人蔘)과 같은 과(科)에 속하는 식물(植物)로
인삼과 유사(類似)한 성분(成分)이 많이 포함돼 효능도 비슷하다.
이런 오가피의 효능을 처음 과학적으로 규명한 나라는 구소련이었다.
구(舊) 소련 약리학자(藥理學者) 브레크만 박사는 전 세계의 이름 있는
강장제 260여 종을 수집한 뒤 이들 중 가장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 홍경천(红景天),
◆ 인삼(人蔘)과 함께
◆ 오가피(五加皮)를 꼽았다.
이후 구(舊) 소련(蘇聯)은 연해주(沿海州) 지역(地域)에 광범위하게
자생(自生)하고 있는 오가피(五加皮)의 진액(津液)을 추출(抽出)해서
'시베리아 인삼(Siberia ginseng)'이란 이름으로 수출(輸出)하면서
우주비행사(宇宙飛行사) 건강보조식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국내 (國內)에서는 2002년 월드컵 당시에 한국 선수들이 매일 3차례
토종 오가피를 섭취한다는 보도가 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 식물에서 추출한 엘루데로사이드(Eleutheroside) 성분은
◀ 근육(筋肉) 강화,
◀ 지구력(持久力) 향상,
◀ 피로(疲勞) 해소 등에 효과가 좋아
운동선수(運動選手)들이 곧잘 복용(服用)하는 약초(藥草)다.
경남 산청(山淸) 지역에서는 오가피 감주로 류머티즘 (rheumatism)
관절염(關節炎)을 고쳤다는 사례가 전해지기도 한다.
오가피(五加皮), 누룩, 물로 만든 오가피 감주를 4개월 정도 하루 3번
식전(食前)에 먹어 심한 관절통(關節痛)도 나았다는 것이다.
구(舊) 소련이 주도해 재배·수출을 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오가피는
러시아와 중국, 일본 등 극동(極東) 아시아 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한반도(韓半島)에서는 태백산을 따라서 지리산(智異山)까지 남하해서
덕유산을 거친 뒤 다시 황해도로 북상하는 지역에서 자생(自生)한다.
산청에서는 농가 약 10곳이 13만5천111㎡ 면적에서 매년 약 5천㎏에
달하는 오가피(五加皮)를 생산(生産) 중이다.
꽃은 자주색(紫色)으로 8∼9월께 피며 과실은 검은색(黑色)으로 익고
줄기에 갈고리 모양 가시가 있는 것이 특징(特徵)이다.
오가피(五加皮)는 주로 차(茶)와 약재(藥材)로 사용(使用)되며, 봄에
어린잎을 채취(採取)해 산나물로 식용(食用)하기도 한다.
이밖에 소주(燒酒)에 오가피 근피(根皮)를 함께 넣어 숙성(熟成)시킨
오가피주(五加皮酒)를 만들어 마시기도 하는 데, 특이하게 술이면서도
피로(疲勞) 해소(解消)에 효과(效果)가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음료 등 다양한 건강보조식품(健康補助食品)으로 개발되어
보다 손쉽게 복용(服用)할 수 있는 소비문화를 형성했다.
드물게 오갈피나무를 정원수(庭園樹)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오갈피(五加皮)나무의 향긋한 특유(特有)의 향기(香氣) 때문이다.
산청(山淸) 군(郡) 관계자는
"오가피는 기운을 보강하고 혈액순환(血液循環)을 돕는 등 예로부터
건강식품으로 애용돼 인기가 좋은 약초"라며, "나무 인삼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몸에 좋으니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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